원고가 출판사에 넘겨지면 2~3개월이면 책이 나오고, 1,000부에서 많게는 10만 부 이상 인쇄되어 판매된다. 전자책은 인쇄 없이 버튼만 누르면 완성된다. 책을 빨리 많이 찍어내는 시대이다. 인도 첸나이에 가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책을 만드는 타라 북스(Tara Books)가 있다. 작지만 가치를 만들어내는 브랜드 타라 북스를 만나보자.
>>타라 북스
시작과 목적
타라 북스 출판사는 1994년 시작됐다. Gita Wolf와 V. Geetha는 여성 인권 단체를 운영하다가 책을 통해 인도 내 소수자의 권리를 높이자는 목적으로 타라 북스를 설립한다. 세계 출판사를 남성들이 지배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인도에도 출판사를 운영하는 여성들이 많이 생겼고, 소외되었던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Gita Wolf와 V. Geetha도 여성과 소수민족의 소리를 책에 담아내고 있다.
출판사는 인도 동남부 해안에 있는 첸나이라는 도시에 있다.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기타 울프(Gita Wolf)는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책을 20권 이상 썼다. 인도 민속과 소수민족들의 풍부한 미술의 세계를 어린이책에 담는 것이 목적이다. 책에는 그림과 텍스트에 기발한 디자인과 실험적인 시도가 녹아들어 있고, 기존의 책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정 주제와 다양한 실험들이 책의 가치를 더해 준다.
타라 북스 출판사는 실제로 소수민족 여성을 작가로 고용하여 소수민족의 전통 설화, 종교의식, 여성 인권 문제 등을 주제로 그림책을 제작한다. 곤드(Gond)족 등 인도 전역에 흩어져 있는 부족들과 협업한다. 부족민들을 통해 내려오는 인도의 민담, 전설, 신화를 그림으로 표현해 책에 담아낸다. 인도 음악가들의 음악과 민담을 읽어주는 오디오북도 제작한다.
작지만 가치를 담은 브랜드
소외된 주제
출판사는 대중적인 출판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소외된 주제를 폭넓게 다룬다. 아동, 여성, 인권, 다양성, 구전으로 전해 오는 인도 소수민족의 종교의식, 생활풍습 등을 그림책으로 만든다. 작지만 소외된 주제를 다루는 것 속에서 가치는 자연스럽게 피어난다. 처음 타라 북스의 명성을 들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을 만든다는 외적인 것에 눈길이 가지만, 타라의 외적인 연출은 등한시된 소외를 광장에 당당히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과정의 가치
출판사는 최종 결과물에 표현되는 표면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제작방식, 제작과정, 사고방식을 중요시한다. 책을 의뢰하면 평균 9개월의 오래 걸리는 제작 기간이 걸리는데, 의뢰자 또한 타라 북스의 정신을 이해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타라 북스에서 수작업으로 일하는 직원들은 출판사라는 고정된 직장의 개념을 넘어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긍심을 가진다. 그들의 표정과 태도는 살아있다.
잘 알려진 바대로 타라 북스의 책은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핸드메이드 책이다. 재활용 종이를 직접 만들고 무독성 잉크로 글자를 찍는다. 종이 위에 실크스크린을 덮고 첫째 색을 입히고, 색이 마르면 다시 실크스크린을 덮고 두 번째 색을 입힌다. 그림을 입히는 작업이 끝나면 끈으로 제본하여 완성한다. 약 50명의 직원이 이 손으로 하는 작업에 매달린다. 권당 40~45달러 하는 타라의 수제 책은 인도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수출된다.
하나밖에 없는 책
사람들은 왜 타라 북스의 책을 살까? 바로 희소성이다. 손으로 만든 타라의 책은 매끈하지 않은 질감과 입체감을 가진다. 수작업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차이로 인해서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책이 만들어진다. 사실 타라의 책은 하나하나가 예술작품에 가깝다. 책의 뒷면에는 그 책만의 발행번호가 찍혀 있다.
복사기로 출력해서 스테이플러로 고정한 인쇄물보다는 프린트물을 한데 모은 제본이 좀 더 나을 것이고, 제본보다는 종이책이 정감 있게 다가온다. 하물며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타라 북스를 보면 조용한 감탄이 생긴다. 책의 내용과 함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에 타라 북스만의 고유한 가치가 배어있다.
수상
2008년 뉴호라이즌 상과 라가치상을 수상한다. 뉴호라이즌상은 제3세계 국가의 우수 출판 프로젝트에 수여하는 상이고, 라가치상은 프랑스의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분야별 최고의 아동 도서에 주어지는 상이다. 타라 북스의 “The Night Life of Trees(나무들의 밤)”, “Waterlife”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다.
타라 북스는 2013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최고의 아시아 지역 출판사로 선정되기도 한다. 2013년 “꿈꾸는 소녀, 테주”로 프랑스 브린다시에르상을 받는다. 브린다시에르상은 여성의 권익 향상에 기여한 책에 주는 상이다.
가는 길
- 본사 주소 : 9, Kuppam Beach Rd, CGE Housing Colony, Thiruvanmiyur, Chennai, Tamil Nadu 600041, India
- 근무시간 : 월~토 오전 10시 ~ 오후 6시 근무, 일요일 휴무
- 전화번호 : +91 91503 23115
- 본사에 가면 타라 북스 작업장 관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사이트
인도의 작은 출판사 타라 북스 출판사를 살펴보았다. 크고 시끄러운 대형 브랜드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사람들은 작고 가치 있는 브랜드에 끌린다. 누구나 쉽게 접하는 것 대신 나만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도 첸나이에서 남들이 다루지 않는 주제로 일일이 손으로 책은 만드는 작은 출판사 타라 북스는 우리 마음에 큰 무엇으로 다가온다.
'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의 '다른 마케팅' 이야기, 강남 가로수길 매장 (0) | 2023.04.04 |
---|---|
케이스티파이 매장, 할인코드 - 개인화 퍼스널 브랜딩 사례 (0) | 2023.04.03 |
호르몬의 뜻, 역할, 종류 – 호르몬제와 환경 호르몬 (0) | 2023.03.31 |
식품첨가물 종류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유해성 (0) | 2023.03.30 |
음식 소화의 첫 번째 관문 입 – 턱, 이빨, 혀, 침의 역할과 거친 음식 현미 (0) | 2023.03.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