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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전기 가스요금 인상 얼마나 올랐을까? 인상률, 한전 적자 원인과 SMP, LNG

by 캐로토리 2023.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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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인상되었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이어서 전기 수요가 많지 않은 시점이지만, 올여름 폭염이 예상되어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냉방비 폭탄이 우려된다. 전기·가스 요금이 어느 정도 인상률로 올랐고, 요금 인상의 원인으로 한국전력의 적자 사업 구조와 전략 도매가격 제도(SMP), LNG 가격과 관련된 이야기를 살펴보자.

 

 

전기 가스요금 인상
전기 가스요금은 얼마나 올랐을까?

 

 

전기·가스요금 인상률

 

 

 

 

전기·가스요금 인상률

몇 차례 미뤄졌던 전기·가스 요금의 인상이 드디어 결정되었다. 5월 16일부터 2분기 전기 요금이 kWh(킬로와트시) 당 8원이 올랐고,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 줄) 당 1.04원이 올랐다. 4인 가구의 평균 사용량을 전기 332 kWh, 가스 3,861MJ으로  가정했을 때, 오르는 전기요금은 매월 약 2,656원, 가스 요금은 약 4,015원이 올라 부가세를 제외한 합계 금액 6,671원 정도가 오르게 됐다.

 

정부 입장에서는 사실 2분기가 에너지 요금을 올리기에는 골든타임이라고 볼 수 있다. 추위도 물러가고 날이 이제 본격적으로 무더워지기도 전이어서 전기 요금 인상을 체감하기 힘들 것이고, 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기요금이 인상에도 계속되는 한전의 적자

하지만 날씨가 생각보다 빨리 더워지고, 이번 여름이 매울 더울 거라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어서, 벌써 냉방비 폭탄을 걱정하게 되는 현실이다. 한전에서 강하게 요금 인상을 주장했던 건 누적된 적자 때문인데, 이번 인상으로 올해 적자 폭이 2조 6천억 원 정도 줄어들 거라고 예상한다.  

 

요금 인상 전에 한전이 올해에만 10조 원 정도의 적자를 예상했기 때문에, 2조 6천억 원이 줄어들어도 한전은 올해 7~8조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다가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38조 원을 넘어, 올해 말이 되면 40조가 넘는 적자 규모가 예상된다. 이쯤 되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한전 적자의 원인과 배경

 

한국전력의 전기 사업 구조

한국전력은 직접 전기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민간 발전회사들에서 전기를 사 오기도 한다. 전기를 도매로 사서 가정과 기업에 소매로 파는 구조인데, 문제는 작년 한전의 킬로와트시당 전기 구입 단가가 155원 정도인데, 평균 판매 단가가 120원밖에 안된다. 비싸게 사 와서 싸게 팔고 있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올해에도 한전은 전기를 킬로와트시당 164원에 사 와 147원에 판매해 계속 손해를 보고 있다. 도매가격을 싸게 하면 안 되나 싶은데,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산업은 장치산업으로 초기 투자 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가다 보니까 섣불리 민간업자 중에서는 나서는 사업자가 없었다.

 

 

석탄발전소
우리나라는 석탄 34.3%, LNG 29.2%, 원자력 27.4%, 신재생 7.5%의 비중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2021년)

 

 

전력 도매가격 제도(SMP)

한전은 민간 부문에 적정 이윤을 보장해서 전기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전력 도매가격 제도(SMP)"를 시행하고 있다. 민간 발전사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원료로 단가가 비교적 싼 원전, 석탄부터 단가가 가장 비싼 LNG까지 다양한 수단으로 전기를 생산하는데, SMP는 전기 도매가를 정산할 때 민간업자들이 생산한 모든 전기를 가장 비싼 LNG 가격에 맞춰서 정산해 주는 제도이다. 

 

가장 비싼 LNG를 기준으로 삼는 것도 문제이지만, 작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가격이 3~4배 폭등하면서 한전은 무한정 LNG 가격을 반영해 주기 힘들어 작년 12월 "전격 도매가격 상한제"를 1년 동안 시행하기로 한다. 상한제를 시행하면서 민간 발전회사들이 손해를 보게 되고, 민간 발전업계는 애초의 SMP 약속과 달라졌다면서 한전 측에 손실 보상을 요구한다.  

 

민간 발전회사들은 거의 조 단위의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SMP 상한제를 실시해서 한전은 수천억 원을 절약할 수 있었지만, 현재 민간 발전회사들에 대한 배상액을 논의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지면 한전의 손실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국제 LNG 가격은 떨어지는데 우리나라는 왜 오르나?

우리나라가 전기를 생산하는 데 사용하는 국제 LNG 가격은 작년 8월 100만 BTU당 70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9.9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렇게 국제 LNG 가격은 내려가고 있지만 국내 가격은 올라가고 있고, 민간 발전회사들은 여전히 매우 비싼 가격에 LNG를 사용하고 있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는 LNG 액화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대부분 장기 계약으로 구매한다. 약 80% 정도를 장기 계약으로 미리 구매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LNG 국제 가격이 크게 하락하더라도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장기 계약으로 미리 구매한 가격이 적용되는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국제시장의 LNG 가격이 국내 시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약 5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LNG는 작년 가을, 겨울 정도에 비싼 가격으로 계약 체결해서 국내에 들어온 LNG이다.  

 

한국전력은 30조~40조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현재의 사업구조로는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뾰족한 해법이 잘 안 보인다.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정책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겠는데, 당장 한국전력의 수십조에 달하는 적자를 어떻게 해소하느냐도 골칫거리다. 국민들과 기업들은 또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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