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청년 도약 계좌’ 상품을 이번 달 출시한다. 청년이 매달 70만 원을 부으면 정부 지원금에 은행 이자를 더해 5년 후 최대 5천만 원이 되는 상품이다. 연 6%의 고금리 상품의 출시를 앞두고 고민이 깊어진 은행들의 속사정과 1차 공지된 은행 금리, 가입 조건, 신청 기간과 청년희망적금, 청년내일저축계좌의 중복가입 여부를 살펴보자.
청년 도약 계좌 출시와 은행의 고민
청년 도약 계좌 출시
‘청년 도약 계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위해 만드는 정책 금융상품으로, 5년간 최대 월 70만 원씩 적금을 부으면 5천만 원 목돈을 마련하게 하는 상품이다. 원래는 1억 통장으로 계획을 세웠다가 예산, 만기 등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5천만 원으로 확정되었다.
2022년 말부터 예고를 해오다가 드디어 2023년 6월 15일에 출시하여, 가입 신청을 받는다. 시중 12개 은행을 통해서 진행하는데 은행별 금리가 1차 공시로 6월 8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지되었고, 확정금리는 6월 12일에 공시된다. 먼저 1차로 공시된 은행별 금리를 살펴보자.
청년 정책 계좌 은행별 금리(2023년 6월 8일 발표한 1차 공시)
은행명 | 기본금리 (3년 고정) |
소득 우대금리* |
은행별 우대금리 |
합계 금리 |
적금 담보대출 가산금리 |
기업은행 | 4.5% | 0.5% | 1.5% | 6.5% | +0.60% |
신한은행 | 3.5% | 0.5% | 2% | 6.0% | +1.00% |
우리은행 | 3.5% | 0.5% | 2% | 6.0% | +1.20% |
하나은행 | 3.5% | 0.5% | 2% | 6.0% | +1.20% |
경남은행 | 3.5% | 0.5% | 2% | 6.0% | +1.20% |
국민은행 | 3.5% | 0.5% | 2% | 6.0% | +1.25% |
농협 | 3.5% | 0.5% | 2% | 6.0% | +1.30% |
대구은행 | 3.5% | 0.5% | 1.8% | 5.8% | +1.20% |
부산은행 | 3.5% | 0.5% | 1.8% | 5.8% | +1.30% |
광주은행 | 3.5% | 0.5% | 1.7% | 5.7% | +1.30% |
전북은행 | 3.5% | 0.5% | 1.5% | 5.5% | +1.30% |
SC제일은행 | 2024년 출시 예정 |
*소득 우대금리 적용 기준
(1) 총 급여 2,400만 원 이하
(2) 종합소득과세표준에 합산되는 종합소득 1,600만 원 이하
(3) 연말정산 사업소득 1,600만 원 이하
청년도약계좌 금리비교 및 세부조건
가입 신청 조건
- 만 19세~34세의 청년(군대 갔다 온 기간은 나이 계산할 때 빼줌)
- 개인소득 연 7,500만 원 이하
-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청년희망적금·청년내일채움공제 중복 가입 여부
청년도약계좌 상품은 '청년희망적금'을 가입한 고객은 가입이 안되고, '청년내일채움공제', '지방자치단체 청년 통장' 등 다른 청년 금융상품과는 중복가입이 가능하다. 청년희망적금을 가입한 고객은 만기가 되거나 중도해지를 해야 청년도약계좌를 가입할 수 있다.
은행들의 고민
청년도약계좌 상품은 5년에 5천만 원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최대 월 24,000원씩 더 부어주는 매칭 형 상품이다. 5천만 원을 달성하려면 연 6% 정도의 금리가 되어야 하고, 청년이 월 70만 원을 부을 때 정부는 약 3%인 24,000원을 보조하게 된다.
정부의 3% 보조에 추가로 3%가 더해져 연 6% 이자율이 나와야 청년이 70만 원씩 넣는 걸로 5년 부어서 5천만 원이 만들어진다. 작년에 계획이 구체화할 때만 해도 적금 금리가 높은 상황이어서 은행은 1~2%의 금리만 얹어주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가 올해 예금 금리가 약 3%대로 떨어졌고, 앞으로도 더 하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어, 은행들로서는 6% 상품을 내놓은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은행들은 예금을 받아 대출해 주는데 대출을 6%보다 넘게 해 줘야 최소한 손해는 안 보는데, 은행들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금융당국의 압박이 커진 가운데, 장기적으로 보면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올라가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강하기 때문에 은행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금융당국의 압박
5월 31일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전 점검 회의를 열어 “취급 기관은 청년들의 중장기 자산 형성이라는 취지가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 당장 수익성보다는 미래의 고객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미래 세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은행 스스로가 공기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손해를 보더라도 정책 취지에 알아서 맞추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코로나로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서 작년에 가파르게 올린 금리는 물가만 잡히면 제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상품은 가입 후 첫 3년은 고금리의 고정 금리를 적용해야 해서 은행들이 고민하는 것이다.
청년 도약 계좌가 지나치게 잘 팔리면?
3년을 현재의 고금리로 고정하면 은행은 고민이 되고 소비자 편에서는 굉장히 좋은 기회다. 6%대 상품이 예상외로 큰 인기를 끌게 되면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행은 자금 조달을 6%로 해 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월 단위로 산정하는 신규 코픽스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코픽스가 상승하면 대출 금리가 따라서 오를 가능성이 있다.
결국 높은 대출 금리로 이 조달 비용을 상쇄하게 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사람의 이자도 올라서 보면, 그 이유가 청년 도약 계좌 때문일 수도 있는 것이다.
대상 청년들은 안 하면 손해 있는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청년 계좌 출시 초기에 300만 명 정도 가입을 예상하지만, 지금처럼 예·적금 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에서는 흥행 결과는 예상하고 달라질 수가 있다. 예상보다 청년들이 훨씬 몰릴 수도 있는 것이다.
기업은행 눈치 보기
시중 은행들 사이에서는 금융당국 눈치는 또 봐야겠고 그러자니 6%대로 금리를 설정해야 하는데 그랬다가 자기네 창고로 가입자가 몰리면 역마진이 날 수 있어, 복잡한 함수로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자율적으로 이자율을 정하라고 하고 있고, 시중은행들은 기업은행의 추이를 지켜보는 형국이다. 청년 도약 계좌가 정책금융 상품이다 보니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정하는 금리를 금융당국의 분위기를 좀 살필 수 있는 기준으로 보고 있다.
1차 공시에서 기업은행이 연 6.5%를 공시했고, 나머지 은행들이 5.5%~6%의 금리를 제시했다. 1차 공시 후에 금리가 제대로 산정이 됐는지 여론은 좀 어떤지 반응을 봐서 6월 12일에 최종 금리를 공개한다.
청년들의 고민
우대금리 조건
은행들의 우대금리 조건에는 급여 이체, 카드 결제, 예·적금 미보유, 신규 고객, 마케팅 동의, 주택 청약 보유, 지로·공과금 등이 있는데, 이 조건들을 만족하기가 만만치 않다.
납입 금액과 가입 기간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위해서는 꾸준히 돈을 모으는 게 좋기는 한데, 실제 지금 삶이 팍팍한 청년층에서는 “5년 만기가 너무 길다”라는 불만도 있다. 고물가 때문에 생활비 자체가 껑충 뛰어오른 상황에서 매달 70만 원씩 붓는 게 부담일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2월 21일~3월 4일까지 가입 신청을 받은 청년 정책금융 상품이었던 ‘청년희망적금’은 약 286만 명이 가입했지만 출시 10개월 만에 15%인 45만 명이 해지했다. 심지어 이 상품은 최고 연 10%, 납입 한도 50만 원에 가입 기간이 2년이었다.
현실적으로 5년 동안 매월 70만 원을 붓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전례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위는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는데 일시적으로 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 청년 도약 계좌에 예·적금 담보 대출을 허용하고, 대출 금리를 낮게 해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청년도약계좌 상품은 향후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많은 상황에서 3년 고정금리를 제공하고, 만기에 돈을 찾을 때 이자소득세도 면제가 되는 등 각종 혜택이 있어서 일단 청년층에서는 눈여겨볼 만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 논리로 운영되어야 하는 시중 은행들을 압박하는 정책으로 인해 은행 주주들의 피해, 가계 대출 금리 인상 등 또 다른 부작용이 염려되기도 하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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