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1사회]인권의 뜻과 역사, 자유권 평등권 사회권 연대권 환경권 주거권 문화권 안전권 잊힐 권리

어느 시대의 문명 또는 국가이든지 인간의 권리라는 바탕은 강하게 또는 약하게 깔려 있지만, 오늘날 제도적으로 인식하고 누리는 인권의 개념이 생긴 것은 수백 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권의 의미와 특징, 서양에서 태동된 근대적 의미의 인권의 변화를 자유권, 평등권, 사회권, 연대권, 환경권, 주거권, 문화권, 안전권, 잊힐 권리 등의 측면으로 살펴보자.

 

 

인권은 어떻게 생겨났고 변화를 거쳤을까?

 

 

인권의 뜻과 인권의 변화 

 

 

 

 

 

인권의 의미와 특징

• 뜻: 인간의 기본 권리 / 절대적 가치와 행복추구
• 특징: 보편성(누구나), 천부성(태어날 때부터), 불가침성(침해 x), 항구성(영구보장)

 

인권(人權, Human Rights)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라는 뜻으로 인간은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개념의 뿌리 속에서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인권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는 보편성, 하늘이 부여한 것으로 태어날 때부터 가진다는 천부성,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는 불가침성, 영원히 보장된다는 항구성의 특징을 가진다.

 

지금은 이렇게 쉽고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인권의 특징은 인류가 인권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고 고민하면서 비로소 만들어진 소중한 것이다.   

 

 

 

 

 

1세대 : 자유권, 평등권

• 배경: 사회계약설, 천부인권 사상, 계몽사상
• 과정: 영국 명예혁명 > 권리장전(입헌 군주제) / 미국 독립혁명 > 독립선언문(민주 공화정) / 프랑스혁명 > 인권선언
• 한계: (노동자, 농민, 여성) 선거권 제한 > 참정권 확대 운동(영국 차티스트 운동: 1838~1848, 노동자)

 

서양의 중세시대에 절대 군주(왕)의 권한은 신으로부터 부여받았다는 왕권신수설이 굳건히 자리를 잡았지만, 1651년 "리바이어던"에서 사회계약설을 최초로 기술한 영국의 토머스 홉스(1588~1679), 영국 의회파의 존 로크(1632~1704)와 장 자크 루소(1702~1778)의 사회계약설이 정립되면서 민주주의 인권 운동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하늘이 준 자유롭고 평등하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천부인권 사상이 왕권신수설과 대립각을 이루었고, "인간행위는 신념이나 미신에 의해 움직이지 않고 인간 이성의 합리성에 의해 움직여야 한다"는 계몽주의가 18세기에 확산되면서 인권 확대를 위한 사상적 토대가 되었다.  

 

 

 

 

 

1688년 영국의 명예혁명(의회가 제임스 2세를 몰아내고 네덜란드로 시집간 딸 메리 2세와 사위 윌리엄 3세를 옹립한 사건)의 권리장전, 1775년~1783년 미국의 독립혁명(독립전쟁)으로 작성된 독립선언문, 1789년 프랑스혁명으로 탄생한 인권선언에 자유와 평등에 대한 인권이 본격 등장하며 인권의 역사는 현실 세계에 모습을 드러낸다. 

 

인권이 이제 막 역사의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최하층 계급이던 노동자, 농민, 여성들은 여전히 인권에 목말라하고 있었고, 특히 당시 선거권 제한을 없애고 참정권을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1838년~1848년 영국 노동자들에 의해 차티스트 운동(Chartist Movement)으로 나타난다. 

 

 

사회계약설이 최초로 표현된 영국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2세대 : 사회권

• 배경: 산업혁명 > 열악한 노동환경, 빈부격차 > 바이마르 헌법(1919)
• 의미: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는 권리(노동권, 교육권)

 

1760년대 시작된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대량생산을 위해 혹사당했고, 자본가들이 부를 쌓으면서 빈부격차는 확대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자유와 평등, 참정권 등의 정치적인 권리 획득에서 나아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권리인 사회권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요구와 쟁취는 1918년 독일 제국이 붕괴하고 탄생한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1919년 만들어진 '바이마르 헌법'에 흔적을 보이는데, 바이마르 헌법에는 최초로 소유권의 의무성(사회성), 인간다운 생존(생존권) 등 사회권과 관련한 조항들이 명기되고, 20세기 사회권 쟁취를 위한 역사는 본격화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헌법에 보장된 사회권에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10조), 교육을 받을 권리(31조), 근로의 권리(32조), 노동삼권(33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34조), 환경권과 주거권(35조), 모성보호권(36조 2항), 보건권(36조 3항)이 있다.   

 

바이마르 헌법 전문 

바이마르공화국 헌법 - 위키문헌, 우리 모두의 도서관

 

대한민국 헌법 전문

대한민국헌법

 

 

3세대 : 연대권

• 배경: 지구촌 인권문제 > 국제연합 세계인권선언(1948)
• 의미: 연대와 협력(재난구제, 인종 국적 차별, 평화의 권리)

 

연대권은 "인종,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경을 초월한 연대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것으로 특히 눈부신 발전을 이룬 서구 사회에 비해 생존, 발전,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제3세계 저개발 국가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움직임에서 나온 개념이다. 

 

인권의 개념을 국가에 한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초월한 전지구적 관점으로 확대시킨 것으로,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재난 구제, 인종 차별 철폐, 국적 차별 철폐, 국제적인 평화 활동을 벌일 수 있는 권리인 셈이다.  

 

 

 

 

 

인권의 확장

• 종류: 환경권, 주거권, 문화권, 안전권, 잊힐 권리(알 권리와 충돌)

 

인권의 개념과 내용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사회권의 경우를 보더라도 인간다운 생존이라는 기본 개념에서 출발해 환경권, 주거권, 문화권, 안전권 등으로 세부화되고 구체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인터넷과 SNS가 등장하면서 '잊힐 권리'라는 개념이 새로 생기기도 한다. 한편 인권의 개념끼리 충돌하는 현상도 나타나는데, 잊힐 권리와 알 권리가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그것이다.

 

앞으로 인권의 개념은 인간의 지식 확대, 인공지능(AI)등 기술의 발전, 환경 파괴, 자연 파괴 등의 시대변화에 따라 AI에 대한 인간보호권, 동물권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면 인권이 너무 확대되는 것을 막을 반작용이 나올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인간의 권리를 고려하는 흔적은 홍익인간, 그리스 민주정치, 십계명 등 고대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신과 왕이 중심이던 시대에 인권은 역사의 밑바닥에서 등장할 시기만을 기다려 왔다. 근대 서양에서 민주주의 제도가 피를 흘리며 쟁취되는 가운데, 인권이라는 개념은 비로소 역사 속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앞으로는 인간으로 인해 지구가 파괴되는 현실 속에서 인권의 개념은 어떻게 변할지, 인권을 넘어 동물권은 어떻게 변화해 갈지 자못 궁금해진다.